2022. 10. 18. 09:49ㆍ뉴스/부동산
내년 서울 강남권에 분양 큰 장이 들어선다. 반포, 방배를 비롯해 청담 지역 등지에서 2800가구 일반분양이 예고돼 있다. 분양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현금 넉넉한 고가점 청약 대기자들은 내년 서울 강남권 청약 준비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하지만 분양 가격이 높아 대출이 불가능한 만큼 현금이 충분한 부자들을 위한 리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래미안원페를라’ 일반분양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총 1097가구 중 49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방배6구역은 방배동 818-14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동, 총 1097가구 새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약 3696억원 규모.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지난 8월 말 착공식을 열고 첫 삽을 뜬 만큼 내년 상반기로 예정한 일반분양은 차질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 기간이 34개월로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2025년 6~7월에는 준공해 가을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합원 분양 신청에 나선 방배5구역(디에이치방배)도 내년 중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 3080가구 중 168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방배5구역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29개동, 총 3080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현대건설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현재 조합원 분양이 진행 중으로, 내년이면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배동 재건축 시장은 5구역과 6구역이 내년 분양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호재로 여겨진다. 앞서 두 사업장은 적잖게 부침을 겪었다. 5구역은 당초 지난해 4분기 첫 삽을 뜨려다 공사 부지에서 오염토가 검출되면서 반년 넘게 착공이 미뤄졌다. 6구역의 경우 2016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지난해 9월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삼성물산과 수의 계약으로 시공 계약을 맺었다.
▶신반포4 ‘자이’ 신반포15 ‘래미안’
▷방배에서는 일반분양만 2100가구
우여곡절 끝에 착공을 앞둔 5구역 일반분양가는 전용 59㎡ 기준으로 11억~12억원, 전용 84㎡ 기준으로 15억~16억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6구역도 전용 84㎡ 일반분양가가 15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두 곳은 입지는 조금 다르지만 지하철 4·7호선 환승역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 사이에 위치했다. 단지 인근 서리풀터널로 진입해 강남 업무지구로 이동하기가 편리하다.
방배동에서 잠원동으로 건너오면 신반포4지구(메이플자이)와 반포동의 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도 내년 분양을 목표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반포4지구에서는 전체 3307가구 중 236가구가 청약 시장에 등장한다. 조합원만 2900명이 훌쩍 넘는 탓에 단지 규모에 비해서는 일반분양분이 적은 편이다.
신반포4지구는 서초구 잠원동 60-3 일원 15만8555.7㎡에 아파트 330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2016년 1월 조합설립인가, 2017년 10월 사업시행인가, 2018년 12월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신반포4지구는 지하철 3호선 잠원역이 단지 앞에 바로 있고 7호선 반포역, 9호선 사평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며 원촌초, 신동중, 원촌중, 세화고, 세화여고 등이 가깝다. 아울러 뉴코아아울렛,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잠원공원, 서울성모병원, 강남차병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래미안원베일리’ 인근, 반포지구 한복판에 위치한 신반포15차는 기존 8개동, 180가구 아파트를 헐고 지하 4층~지상 35층짜리 6개동, 641가구로 지어진다. 이 중 26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신반포15차는 당초 일반분양을 올해로 예정했다 내년으로 넘긴 경우다. 속사정은 끊임없는 법정 공방에 있다. 현재는 당초 시공사였던 대우건설과 조합 측이 현장을 점유하는 권한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진행 중으로, 향후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삼성물산은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잡아뒀지만, 시장에서는 소송전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분양이 어렵다고 내다본다.
어쨌든 내년 분양이 이뤄진다는 가정 아래 래미안원펜타스는 3.3㎡당 6000만원 선에서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원베일리’ 일반분양가가 3.3㎡당 5000만원 중반대였는데, 여기에 자재값·인건비 상승으로 늘어난 공사비를 반영한 계산이다.
분양 업계에서는 메이플자이나 래미안원펜타스 청약 경쟁률이 서초구 원베일리 평균 경쟁률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분양가가 오른다 하더라도 원베일리와 비슷한 입지의 단지가 많고, 분양가상한제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래미안원베일리(총 2990가구)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61.23 대 1, 청약 당시 당첨 가점은 평균 72.9점이었다. 4인 가구가 얻을 수 있는 최고 가점인 69점보다도 높다.
강남구에서는 청담동 청담삼익 재건축 조합이 ‘청담르엘’ 일반분양을 내년 상반기 중 계획하고 있다.
청담르엘은 강남구 청담동 134-18번지 일대 6만1978㎡ 부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1980년 준공한 청담삼익은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35층, 9개동, 1230가구로 탈바꿈한다. 전체 1261가구 가운데 176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온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
청담르엘은 강남 대표 부촌인 청담동에 위치한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건축 전부터 시장 관심이 뜨거웠던 지역이다. 올림픽대로·영동대교 인접 등 교통이 편리한 데다 도보 5분 내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지난다. 또 청담역을 지나는 위례신사선이 개통하면 대중교통 여건이 한결 개선될 거라는 평가를 받는다.
분양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단지에 인접한 ‘청담자이’와 비슷하거나 80% 안팎의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라는 부푼 기대도 내놓는다. 청담자이에서는 지난 9월 전용 50㎡가 22억5000만원(14층)에, 전용 89㎡가 36억5000만원(15층)에 실거래된 바 있다.
그동안 주택 공급이 부족했던 강남권에서 드디어 분양 일정이 줄줄이 가시화되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가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수억원씩 하락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어 ‘강남 불패’가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올초 송파구에서 분양된 ‘송파더플래티넘(아남오금 리모델링)’에서는 최근 전용 65㎡ 분양권이 13억7260만원에 ‘마피(마이너스피)’ 매물로 올라왔다. 이 아파트 최초 분양가가 최대 14억726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분양자는 1억원가량 손해를 감수하고 매물을 내놓은 것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받은 집주인이 중도금을 마련 못해 매물로 내놓은 것”이라면서도 “최근 집 사겠다는 매수 문의가 뚝 끊긴 상태다 보니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 22.10.17, 정다운기자
출처 :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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